국가하천 제방에 대한 무단 수목 식재와 부적절한 계약 집행이 정부 감찰로 드러나면서 전남 화순군이 중징계 요구와 기관경고를 받았다. 허가 없는 사업 추진과 예산 집행 관행이 동시에 적발되며 지자체 하천 관리와 재정 운영 전반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전남 화순군이 국가하천 지석천 제방에 점용허가 없이 이팝나무·팽나무 등 수천 그루를 식재한 사실을 확인하고 책임자 징계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감찰 결과에 따라 5급 공무원 1명에 대해 중징계 요구, 실무자에 대한 훈계, 기관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감찰에 따르면 화순군은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약 16억 원을 투입해 국가하천과 지방하천 제방 법면부에 나무를 심었다. 그러나 국가하천 구간은 관할 기관의 점용허가가 필수임에도, 영산강유역환경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식재된 나무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다른 부지로 옮겨 심어야 했고, 나뭇값을 제외한 공사비와 원상복구비 등 9억5천만 원이 사실상 손실로 처리됐다.
계약 집행 과정의 문제도 함께 확인됐다. 화순군은 동일한 목적과 시기, 유형의 공사를 총 32건으로 나눠 모두 5천만 원 이하로 설계해 입찰 없이 1인 견적 수의계약으로 발주했다. 이 가운데 절반인 16건을 특정 업체 1곳이 수주했고, 나머지 물량도 소수 업체들이 나눠 가졌다. 감찰 결과, 경쟁입찰로 진행했다면 약 1억3천만 원의 예산 절감이 가능했던 것으로 산출됐다.
행안부는 동일 사업의 쪼개기 발주가 경쟁을 제한하고 예산 효율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하천 제방이라는 공공 안전과 직결된 시설에서 절차적 하자가 반복된 점을 문제 삼아, 단순 행정 착오를 넘어 관리·감독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번 결론은 지난해 7월 불법 식재와 수의계약 남발 의혹이 제기된 이후 약 6개월간의 감찰 끝에 나왔다. 화순군은 감찰 결과에 따라 관련자에 대한 조치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는 징계 수위가 충분한지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허가 없이 제방에 나무를 심고, 경쟁입찰을 회피해 결과적으로 세금만 낭비했다는 점에서 행정적 책임을 넘어 민·형사상 책임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른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지자체의 하천 관리 기준과 예산 집행 관행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행안부의 이번 감찰은 단일 지자체의 일탈을 넘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사업 절차와 재정 집행의 투명성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