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교육 비전선포식서 ‘학생 주체’ 실종 깼다…고흥여중 김가윤 “점수 아닌 도전으로 성장”
· 2월 10일 고흥썬밸리리조트서 ‘행복 고흥교육’ 비전 선포…교육감·군수·주민 등 300여 명 한자리
· 5대 전략 발표자 중 유일한 학생…기후위기·우주·드론·스마트농업 잇는 ‘지역인재 성장’ 로드맵 제시
고흥군이 지역사회와 교육 주체가 함께하는 새로운 교육 비전을 선포하며 ‘행복 고흥교육’ 실현에 본격 나섰다.2026년 2월 10일 전남 고흥교육의 새 비전을 알리는 무대에서 가장 강하게 남은 장면은 어른의 선언이 아니라 학생의 문장이었다. 전라남도고흥교육지원청이 고흥썬밸리리조트에서 연 ‘행복 고흥교육’ 비전선포식에서 고흥여자중학교 2학년 김가윤 학생회장이 5대 추진전략 가운데 ‘도전-지역인재 성장 교육’을 발표하며 행사장의 공기를 바꿨다. “배움을 시험 점수로만 평가받고 싶지 않다”는 한 문장은 현장의 시선을 단숨에 모았다.
전라남도고흥교육지원청(교육장 권형선)은 이날 그랜드볼룸에서 비전선포식을 열고 고흥교육의 방향을 공식화했다. 김대중 전라남도교육감과 공영민 고흥군수, 교직원·학생·학부모·지역주민, 지자체 및 민·관·산·학 교육협력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선포된 비전은 ‘세계를 품은 배움 우주를 향한 도전 행복고흥교육’이다. 교육지원청은 2개월간 교육가족 토론과 설문조사를 통해 ‘세계·배움·우주·도전·행복’의 가치를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진전략을 세웠다고 밝혔다.
무대에는 고흥민관산학교육협력위원회 신홍식 위원장, 도화초 양기창 교장, 고흥군 여성가족과 김영모 평생교육팀장, 고흥학부모회연합회 이미경 회장과 함께 김가윤 학생회장이 올랐다. 5대 전략 발표자 중 학생은 김가윤 회장이 유일했다. ‘정책 수혜자’로만 호명되던 학생이 ‘정책 설명자’로 서자, 메시지의 설득 방식이 달라졌다.
김가윤 학생 회장이 내세운 핵심은 세 가지였다. 첫째, 기후위기 시대에 맞춘 생태전환교육의 ‘참여’였다. 김 회장은 학교별 기후환경 프로젝트 수업, 학생자치와 연계한 기후리더십 캠프, 아이디어 공모전을 언급하며 “직접 행동하는 청소년이 되겠다”고 말했다. 둘째, 고흥의 산업·자원을 진로로 연결하는 ‘체험 벨트’ 구상이었다. 그는 “우리에게 고흥은 단순한 고향이 아니라 꿈을 키우는 교실”이라며 우주·드론·스마트농업을 잇는 진로체험을 강조했다. 셋째, 성적 중심 평가에서 현장 경험 중심 성장으로의 전환 요구였다. “지역사회와 함께 배우고, 현장에서 도전하며, 실패를 통해 성장하고 싶다”는 발언은 단순한 감상문이 아니라 교육의 목표를 다시 묻는 질문으로 들렸다.
특히 김가윤학생 회장은 스마트팜 혁신밸리와 연계한 미래농업 체험교실, 데이터 분석 수업, 자동화 시스템 제작 실습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농업도 첨단산업이 될 수 있음을 배우겠다”고 했다. 교육을 ‘교실 안 지식’에 묶지 않고, 지역의 산업 현장을 학습장으로 확장하는 그림을 학생의 언어로 풀어낸 셈이다. 행사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원고를 읽는 발표가 아니라 논리와 진정성이 함께 갔다”, “학생이 말하니 정책이 현실로 내려왔다”는 평가가 나왔다.
비전선포식은 추진전략 발표 뒤 김대중 교육감, 공영민 군수, 류제동 고흥군의회 의장, 권형선 교육장의 실천선언으로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비전 실현을 위해 지역사회가 함께하겠다는 뜻을 공유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권형선 교육장은 “학교·가정·지역이 손잡고 지역에서 배우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컬 포용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무대가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학생 참여’를 구호로만 두면 비전은 장식문구로 남는다. 김가윤 학생 회장이 강조한 기후 프로젝트, 진로체험 벨트, 실패를 허용하는 성장 경험이 실제 학교 시간표와 예산, 지역 협력체계로 이어질 때 비전은 현실이 된다. 학생을 ‘상징’으로 세우는 데서 멈추지 않고, 학생이 제안한 도전을 실행 가능한 정책으로 바꾸는 일이 고흥교육의 다음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