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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오징어 게임·흑백 요리사…지구촌 홀린 K-콘텐츠[넷플릭스 10년上]

연예 뉴스메이드 기자 · 2026.01.1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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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오징어 게임·흑백 요리사…지구촌 홀린 K-콘텐츠[넷플릭스 10년上]
더 글로리·오징어 게임·흑백 요리사…지구촌 홀린 K-콘텐츠[넷플릭스 10년上]

"대한민국을 포함해 전세계 130개국 서비스를 시작하겠습니다." 2016년 1월 리드 헤이스팅스 당시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라스베이거스 CES 기조연설에서 국내 시장 진출 계획을 언급했을 때만 해도 그 파장이 이렇게까지 엄청날 것이라고 예측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로부터 10년 후 넷플릭스는 미디어 산업 생태계와 소비 문화를 송두리째 바꿨다.

실시간 TV 방송이 지배해왔던 전통 영상 미디어 산업은 동영상스트리밍(OTT) 위주로 빠르게 재편됐고, 드라마·영화를 보기 위해 특정 시간대·장소에 구애를 받았던 영상 소비문화는 월정액만으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시간에 즐기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가장 큰 변화는 K-콘텐츠 가치의 재발견이다.

K-콘텐츠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넷플릭스만의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는 변방 문화였던 K-콘텐츠를 단숨에 메인스트림 콘텐츠로 끌어올렸다.

어느새 우리나라는 단순한 소비 시장을 넘어 전세계 190개국에 새로운 흥행 코드를 전파하는 '글로벌 베이스캠프'로 탈바꿈했다.

넷플릭스 유료 회원은 전세계 3억명 이상.

이들 중에서 60% 이상이 최소 한 편 이상의 한국 오리지널 작품을 시청하고 있다.

◆ 옥자에서 킹덤, 오징어게임, 흑백요리사까지…'메기'→'킹메이커' 된 넷플릭스2016년 국내 진출 첫 해 성적표는 초라했다.

지상파 방송사들과의 콘텐츠 수급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이용자 수도 고작 6만~7만명 수준.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는 섣부른 평가가 난무했다.

넷플릭스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이듬해인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로 내놓으면서다.

600억원을 투자한 이 영화는 극장 개봉 보이콧 사태로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했지만, 넷플릭스 브랜드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후 넷플릭스는 유재석을 앞세운 예능 콘텐츠 '범인은 바로 너!'(2018)를 비롯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금은 콘텐츠 업계의 최대 큰 손이다.

지난 10년간 넷플릭스의 K콘텐츠 투자액은 4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킹덤(2019), 스위트홈(2020), 더 글로리(2022), 피지컬:100(2023), 마스크걸(2023), 흑백 요리사:요리 계급 전쟁(2024), 폭삭 속았수다(2024) 등 매년 히트작들을 쏟아내고 있다.

◆'1인치 장벽' 허문 K-콘텐츠…로컬이 글로벌 되다2021년 전세계 톱 10 순위에 진입한 K-콘텐츠는 '제8일의 밤'과 '킹덤: 아신전'이다.

특히 헐리우드 정통 소재인 좀비를 한국 궁중 사극과 결합한 킹덤 시리즈는 전세계 '갓(Gat)' 열풍을 일으키며 글로벌 히트작이 됐다.

프랑스, 스페인, 캐나다, 멕시코 등 58개국에서 톱 10에 올랐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톱 10 집계를 시작한 2021년 6월 이후 한국 작품은 210편 이상 이름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K-콘텐츠를 전세계에 각인시킨 넷플릭스 드라마가 '오징어 게임'이다.

넷플릭스 역대 최고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32주 연속 글로벌 톱10 진입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그 중 9주는 1위 자리를 지켰다.

이 드라마를 계기로 K-콘텐츠는 글로벌 메인스트림으로 단숨에 격상됐다.

이 덕에 넷플릭스 주가가 폭등했고 K-콘텐츠 투자에 보다 과감하게 나서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글로벌 회원들이 가장 많이 찜하고, 알림 받기를 설정했던 한국 작품 톱 5는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위트홈', '폭싹 속았수다'였다.

콘텐츠 문법이 파괴된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지상파 중심의 심의 체계와 간접광고(PPL) 한계로 불가능했던 기획들이 넷플릭스 시스템 아래 가능해졌다.

이에 군대 가혹행위를 다룬 'D.

P',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의 '지옥', 실화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등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장르물이 대거 나왔다.

넷플릭스가 영화·드라마 위주의 오락물을 넘어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과감하게 드러내고 메시지를 던지는 '이슈 메이커'로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본방 사수? 언제적 얘기…스트리밍이 바꾼 영상 소비 문화넷플릭스가 국내에서 보편적인 영상 시청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지난 10년 동안 영상 소비 문화도 크게 달라졌다.

TV 본방송 시간대나 영화관 상영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원할 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되면서 관련 산업 생태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게 본방 사수에서 정주행으로 시청 패턴이 변화했다는 점이다.

일주일을 기다려 2회씩 보던 습관 대신 주말이나 연휴를 이용한 몰아보기 즉, 집중 소비 패턴이 자리잡았다.

또한 기존 한국 드라마 공식이었던 16부작, 60분 공식도 깨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이야기 완결성에 따라 6부작, 8부작 등 유연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젊은 세대의 짧고 강렬한 소비 성향을 반영한 것이다.

자막을 기피하던 서구권 시청자들에게는 자막과 더빙 표준화를 통해 K-콘텐츠를 배달했다.

할리우드 영화 수준의 전문 성우를 기용해 한국 드라마를 영어 드라마처럼 느껴지게 하고, 자막의 품질도 끌어올리는 식이다.

그 결과 언어적 장벽을 낮춰 보수적인 한국 콘텐츠가 북미 시장에서도 자리잡게 한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넷플릭스는 최대 37개 언어 자막과 24개 언어 더빙을 제공 중이다.

아울러 국내 시청자들도 모바일 기기를 통한 시청 비중이 늘면서 이동 중에 자막을 켜고 보는 게 익숙해졌다.

자막은 주의력이 분산되는 상황에서 놓친 대사를 빠르게 따라잡게 해주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 봉준호 감독은 지난 2020년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면서 "자막의 장벽, 그 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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